상백 작가(왼쪽)와 양상철 제주 작가. 고은리 기자
상백 작가(왼쪽)와 양상철 제주 작가. 고은리 기자

 

   10월 당대한중서화명가전
   양국 거장 ‘추사·동파’ 조명
   상백·양상철 작가 전시 참여
   추사 정신 계승 문화 피력

 

   제주에서 예술가적으로 큰 족적을 남긴 추사 김정희와 소동파를 조명하는 전시를 펼치며, 이들의 예술혼을 계승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지난 10월 '추사와 동파의 만남'전을 기획한 ‘상백 한중수묵단청교류협회장’과 ‘제주를 대표하는 중견작가 양상철 융합서예술가’를 만나, 전시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두 거장의 비슷한 발자취

   지난 10월 24~28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제2회 당대한중서화명가전 ‘추사와 동파의 만남’이 진행됐다.

   전시는 북경미술관이 주관하고 제주화교화인연합회가 주최했으며, 제주도와 (주)제주중국총영사관, 서귀포문화원이 후원했다.

   명가전은 양국의 거장 추사 김정희(1786~1856)와 소동파의(1036년~1101년) 예술적 업적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서예, 문인화 부문의 양상철 등 한국 작과 29명과 중국작가 33명이 참여했다.

   추사와 소동파는 긴 유배생활을 통해 양국 예술사의 걸출한 걸작을 남겼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추사는 유배기간 동안 고뇌를 예술혼으로 승화시켜 ‘추사체’를 완성하고, 내면과 철학을 담은 ‘세한도’를 남겼다.

   소동파 역시 ‘당송팔대가’ ‘북송사대 서예가’로 명성을 떨친 문인이자 서화가로 수 많은 유산을 남겼다.

   양상철 작가는 "소동파는 평생 3번의 유배생활을 겼으며 ‘적벽부’ ‘황주 한식첨’ 등의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라며 "이는 추사 김정희의 발자취와 결을 같이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동파는 수년전부터 중국의 문화관광업계가 모델화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그의 작품들과 인생 이야기는 전세계 문화인들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 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24~28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제2회 당대한중서화명가전 ‘추사와 동파의 만남’이 진행됐다.
지난 10월 24~28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제2회 당대한중서화명가전 ‘추사와 동파의 만남’이 진행됐다.

 


   △추사 유배지로서 강점 살려야
   양 작가는 도내에서 동아시아 예술역사에 큰 획을 그은 추사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추사는 소동파의 예술을 흠모했다"며 "유배생활을 소동파의 서화론에 의지해 추사체를 완성시키고 시, 서, 화의 최고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상에 추사를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아는 사람도 없다’라는 말처럼, 정작 제주에서도 추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라며 "제주는 추사의 유배지로서, 이를 강점으로 내새운 예술문화 콘텐츠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백 작가 역시 "중국에서 소동파를 주제로 한 문화관광 콘텐츠들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라며 "광동성 헤주, 하이나성 담주, 호북성 황강시 등 3개 지역이 순환식으로 해마다 ‘동파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백 작가는 서로 공통점을 지닌 ‘추사와 소동파’ 예술문화를 가교로, 양국의 새로운 문화탐방관광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내년은 제주와 하이난성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두 거장의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잘 구축한다면, 소동파문화관광 열풍을 타고 온 중국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고, 반대로 한국의 관광객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추사 예술 계승 사회 관심 필요
   상백 작가는 지난 10월 진행된 전시에 이어 내년 상반기 제3회 기획전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보 부족 등 이번 전시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의 개선 방안을 마련, 국제적인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상백 작가는 "두 거장이 유배생활을 거치며 각자 성공한 길을 조명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소동파가 하이난의 명함인 것처럼, 추사도 제주예술계의 명함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년도 전시 기간이 짧았다는 주변 의견을 수렴, 다음 전시부터는 기간을 늘려 더욱 많은 시민들에게 예술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추사와 소동파의 관계를 연관성을 탐구하는 학술세미나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예술학을 논의 할 수 있는 작가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양국의 사회문화적인 요소로 발전 시킬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상철 작가는 "오히려 타지에서 추사를 활용한 문화행사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며 "제주는 추사의 유배지로서 강점을 살린 문화 콘텐츠가 미약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양 작가는 "축제 프로그램 중 휘호대회는 현재는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더욱 특색있고 새로운 방식의 문화콘텐츠를 모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제주도와 관련 기관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면 아래로 묻힌 도내 곳곳 추사의 흔적을 표면으로 떠올리면,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전통은 낡은 것이 아니라"라며 "추사의 정신과 서예예술은 앞으로 미래세대를 위해 계승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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