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한진그룹 산하 대한항공·한국공항이 그제 도청에서 양측간 관심사를 논의했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방문한 대한항공·한국공항 대표이사에 항공편 확대를 요청했다. 항공사의 국내선 공급석 축소에 따른 좌석난 심화 및 요금 인상으로 내국인이 제주행을 포기하면서 관광산업에 80%를 의존하는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당연한 요구사항이다. 지난 15일 기준 관광객만 해도 전년 대비 10.7% 줄었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진측은 제주 지하수 증산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진측은 현재 1일 100t씩 기내 공급 및 계열사 판매용으로 지하수 취수 먹는샘물 '제주퓨어워터'를 생산중이지만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계기로 공급량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한진측의 지하수 증산은 '뜨거운 감자'다. 제주특별법에 규정된 것처럼 지하수는 사기업의 영리 추구 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는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진은 지금까지 5차례 1일 150t으로 50t 증산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제주도의회 동의 단계에서 무산됐다. 

제주도가 이날 한진측의 지하수 증산 신청 문제는 추후 법적 절차에 따라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사기업에 대한 증산은 취수량과 법적 문제를 떠나 도민 정서와 직결돼 있다. 도가 허용해도 도의회 동의, 더 나아가 도민 공감대 형성이 필수다. 한진이 주장하는 지방세 납부액과 주민 고용으로도 설득할 수 없기에 도민사회 합의를 이끌어 낼 묘수를 최고 경영자가 제시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