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 관리하에 내달 5일 치러질 전국동시새마을금고 이사장 첫 직선제가 어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으로 내달 4일까지 표심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제주에서는 새마을금고 40곳이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다. 다만 올해는 총자산 2000억원 기준으로 회원직선제와 종전처럼 대의원 간선제 2개 방식으로 나뉜다. 제주의 경우 2000억원 이상 18곳은 회원직선, 2000억원 미만 22곳은 대의원 간선으로 임기 4년의 수장을 뽑는다.

그런데 후보 등록 결과는 너무 아쉽다. 40곳에서 50명이 출마해 경쟁률이 1.25대 1로 예상보다 낮았다. 현직에 맞서 투명 경영의 변화를 시도할 도전자들이 많지 않아 10곳에서만 양자대결이 치러질 뿐이다. 이 역시 회원직선은 제주남원동부, 태흥, 의귀 3곳에 불과하고, 종전처럼 선거 비리 발생 가능성이 높은 대의원 간선제가 7곳으로 2배 많다. 심지어 무려 23곳에선 현직 이사장들이 단독 출마해 당선이 확정돼 대표성 확보에 의문이 제기된다. 

현직 이사장이 대거 무투표 당선되고, 직선제의 70%가 대의원선거로 치러지면서 투명성·공정성·대표성 확보의 직선제 취지가 실종된 것은 분명하다. 새마을금고의 주인인 회원들이 출마 후보의 도덕성과 경영 능력을 사전 검증할 기회가 차단된 것이다. '서민 금융기관장'으로 불리면서 모든 금고 권한 행사가 가능한 이사장이 부정·부실 대출 등 부패의 유혹에 빠지면 회원들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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