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등 3·4학년과 중·고교 1학년의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도입을 강행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 교과서)가 찬반 논란속에 내달 신학기부터 시행된다. 앞서 전국 교육청의 신청 접수 결과 제주는 학교 189곳중 100곳(53%)이 AI 교과서를 채택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 64교, 중학교 22교, 고교 14교다. 올해 시범 운영될 제주 AI 교과서 채택률이 전국 평균 32.3%보다 높은 가운데 찬·반 논란을 반영하듯 지역별 편차가 대구 98%, 세종 8%로 극단적이다. 

제주 AI 교과서 채택률이 전국 평균을 넘지만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이어서 후한 점수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 나머지 47% 학교의 교사·학부모들은 여전히 AI 교과서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음을 반증한다. 그만큼 학교 현장은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 디지털시대를 맞은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습 향상의 기대와 달리 학생들이 종이책과 더 멀어짐으로써 '문제를 읽고 해결하는' 문해력 저하, 스마트 기기 중독 등의 걱정도 적지 않은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이 AI 교과서 성과 창출을 위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정책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학습 효율성 검증과 정착을 위해 당연한 후속조치다. 다만 미채택 47% 학교의 불이익 해소도 해결 과제다. AI 교과서 활성화에 행·재정을 집중할 경우 미채택 학교들의 소외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채택 학교에 대한 학습 향상 지원책도 병행해야 그늘을 해소할 수 있다. 어떤 이유로든 교육은 차별 받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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