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4일 서귀포시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 조직위 사무총장회의는 월드컵 제주개최라는 막연한 미래를 한껏 다가온 미래로 체감케 해줬다. 관광객들의 환전문제, 입장권 관련 정책, 기념주화 발행 등 세부적인 논의들이 오갔다고 한다.

다름 아닌 2002년 월드컵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가에 대한 공동개최 국가차원의 점검들이었으리라 여겨지지만 월드컵 경기가 이곳 제주에서도 치러지는 만큼 우리 도민들도 이쯤에서 이 질문에 관심을 가져볼 일이다.

월드컵을 매개로 수십만 인파가 아시아로 몰려들게 된다. 그것도 지구촌 축제가 열리는 한국과 일본에 집중된다. 그야말로 '세계는 하나'요 '세계는 이웃'이라는 실감나는 체험을 할게 분명하다. 명실공히 국제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민들은 이들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제주의 미래를 펼치는 숙제로 다가서고 있다.

2002년월드컵축구대회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가 최근 월드컵대회를 앞둬 '외국인이 본 한국인과 한국사회'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 보고서를 냈다. 주제발표에 나선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88서울올림픽과 86년 아시아대회에서 보여준 '친절과 질서'의 행방을 캐물었다.

한국인과 한국사회의 장점은 접어두고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단점으로 불고기나 갈비를 빼고나면 거의 대부분 매운 메뉴라 음식선택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과 길을 걸어갈 때 안하무인격으로 어깨를 치며 지나가면서도 아무런 사과의 말도 없는 행동거지를 지적했다. 자기가 아는 사람에게는 모든 친절을 다 베풀면서도 모르는 사람에게 냉혹한, 타인에 대한 배려를 전혀 안한다는 것이 공통된 '한(恨)'이었다. 물론 이러한 지적들이 일반화되고 특정화 된 한국인의 행동양식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거나 머물고 간 외국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점에 숙고해볼 일이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조직위 사무총장회의를 계기로 월드컵축구 본선 조추첨행사 유치에 나서고 있는가 하면 서귀포시도 도심정비를 벌이는 등 개최도시 이미지제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십만 '외국인'들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에 대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프로그램도 늦지 않게 병행해야 한다. 세계적 프로축구선수들의 경기를 보러오는 그들을 맞는 우리들도 프로여야 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고가며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문화권에서의 체험을 비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장제근·교육체육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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