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겨울 밭작물이 매년 들쑥날쑥한 생산량으로 가격 지지에 애로를 겪고 있다. 제주 월동채소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정 재배면적을 산출해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예측과 다르게 재배면적이 급증하거나 갑자기 이상기후가 닥쳐 작황 부진에 빠지는 일이 다반사다. 기존의 낡은 생산량 예측 모델로는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 농업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하기에 한계가 있어 각종 환경 변수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제주형 예측모델 구축이 시급하다.

제주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제주 주요 월동채소류 수급정책 시뮬레이션 분석에서도 재배면적·생산량·소비량·가격 등의 변동성을 예측한 결과 대부분의 변수에서 예측력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검증됐지만, 동시에 한계도 지적됐다. 월동채소의 생산량과 품질 예측을 고도화하기 위해 기존의 변수 외에도 드론이나 위성 데이터, 기상정보 등 최신 정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월동채소 수급전망모형에서 사용하는 재배면적, 수요, 농자재 가격, 국민소득 등의 변수만으로 생산량을 예측하는 것은 기후변화가 일상화되고 디지털 농업 전환이 본격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 옷이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다방면의 데이터들을 수집해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앞서 드론을 통한 재배면적 관측을 도입한 제주 농정당국이 한 발 더 나아가 데이터 기반 예측모델 구축에 적극 나서 보다 과학적인 농업정책을 펼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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