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관광에 대한 반성과 자연훼손 저감 및 탐방객 안전 등을 목적으로 한라산 탐방예약제가 도입된지 5년을 맞았다. 탐방예약제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를 대상으로 2020년 시범운영을 거쳐 이듬해 1월부터 본격 시행했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자 12일만에 임시 중단하는 우여곡절 끝에 제도가 정착된 후, 이용객이 분산됐고 쓰레기 배출량 감소, 성판악 갓길주차 문제 해소 등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제도 시행 후 나타난 긍정적인 효과에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각각 하루 1000명, 500명으로 제한된 성판악·관음사 탐방 제한 인원이 적정한지부터 시작해 정작 도민들은 관광객과의 예약경쟁에서 밀려나 한라산에 가기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지속 제기돼왔다. 올해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한라산이나 거문오름 등을 일시 개방해 제주 방문 유인을 높이자는 제안도 제주도의회에서 나와 제주도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세계적으로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의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한 탐방환경을 제공한다는 제도의 취지는 물론 지켜져야 하겠지만 유산의 활용적 측면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도민 요구와 달리 경직된 운영을 고집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지난해 시행했던 일시 개방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적정 인원을 재검토하거나 시기별 분산, 예약 부도율만큼 도민 대상 추가예약을 받는 등의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길 기대한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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