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양파 가격 안정을 이유로 무분별한 수입을 강행해 도내 양파 농가들의 시름이 깊다. 26일 조생양파 첫 수확이 이뤄진 대정읍의 농가들도 수입물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걱정하며 최소한 출하시기 만이라도 수입 양파가 방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정부가 중국산 양파에 50% 저율관세할당을 적용해 지난달 수입량이 전년대비 267% 늘어난 1만2280t에 달했고, 이달에도 수입량이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양파 생산자단체들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는 정부의 양파 수급정책에 반발하며 개선을 요구해왔지만 올해까지도 달라진 것이 없다. 2022년이나 2023년의 경우 양파 가격이 수급조절 매뉴얼상 '상승 심각' 단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만t을 수입해 농가들의 소득을 크게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농가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파 출하기 수입금지, 급증한 경영비 및 출하비 반영 등을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양파 도매가격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당 300원 이하로 떨어져 농가들이 밭을 갈아엎고 거리로 나선 적이 있다. 올해 들어 양파 가격이 ㎏당 1800원대로 높아졌다고 해도 갈수록 오르는 농업경영비와 출하비를 고려하면 큰 이익을 남길 수준은 아니다. 중국산 수입으로 인한 가격 조정은커녕 수입업자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될 가능성도 높다. 정부는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 양파 출하기 수입 자제 등 농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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