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계 모두 최고치
도·금융기관 긴급 간담

지난 1월 제주지역 은행 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2025년 1월 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 예금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1.14%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동월과 비교하면 0.2%p 올랐고, 직전인 12월보다는 0.15%p 상승했다. 전국 평균 0.44%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가계대출 연체율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1.00%로 떨어졌으나 올해 1월 1.18%로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 11월 1.03%, 12월 1.07%, 지난 1월 1.19%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주도와 도내 8개 금융기관은 지난 28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올해 1월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은행 대출 연체율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제주도와 도내 8개 금융기관은 지난 28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올해 1월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은행 대출 연체율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제주도는 지난 28일 1월 말 집계된 역대 최고 수준의 기업·가계 연체율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도내 8개 금융기관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염기주 한국은행 제주본부 기획금융팀장은 '제주지역 기업·가계 연체 동향 및 개선방안' 주제발표로 제주 연체율 급증 원인을 진단했다.

염 팀장은 관광객 소비 감소, 청장년층 인구 유출에 따른 소비침체, 소상공인 운영비용 상승, 서비스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농지담보대출 등 기타대출의 연체율이 높고, 저소득층과 60대 이상 고령층 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염 팀장은 "소상공인들에게 창업 컨설팅뿐만 아니라 폐업 컨설팅을 통한 체계적 퇴로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른 금융기관들도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NH농협은행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농지법 개정 이후 농지 매매가 위축되면서 연체 채권이 증가했고, 전국 대비 제주의 농지담보대출 연체율이 현저히 높은 상황"이라며 "농지법 개정을 통한 농지거래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PF) 연체율이 높은 상황으로, 관련 하청업자 지원방안과 취득세 한시적 감면 등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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