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 지난 한 해에만 3886마리의 유기동물이 구조돼 이중 절반을 넘는 2036마리가 안락사됐다. 앞서 보호받던 동물을 포함한 4115마리중 자연사 856마리 외에 202마리가 주인에게 반환됐고 695마리는 입양(기증)에 성공해 새 생명을 얻었다. 하지만 구조된 동물중 절반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제주 동물보호센터의 적정 수용 규모가 300마리인 상황에서 너무 많은 유기동물들이 쏟아지는 탓이다.
다행히 올해 1분기 구조된 유기동물은 652마리로 31.2% 줄었고 안락사 건수도 42.0% 감소했다. 제주도가 입양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난해 입양전용공간을 마련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입양과 반환이 각각 25.0%, 20.5% 늘어난 영향이다. 오는 6월 애월읍 어음리에 완공되는 제주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 내 제2동물보호센터가 가동되면 수용 규모가 200마리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매년 안락사되는 유기동물의 숫자를 따라가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올 하반기에는 500마리의 유기동물 수용이 가능해져 안락사도 어느 정도 줄어들겠지만 앞으로 시설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동물을 자식처럼 기르는 '반려동물' 시대에 걸맞게 반려인들의 성숙한 의식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반려동물 유기를 막기 위한 동물등록제도 현재 등록률이 60~70%대에 불과하다. 반려인들이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지 않도록 동물등록제를 비롯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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