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녕리 소재 묘산봉관광단지 개발사업시행자인 ㈜제이제이한라(이하 한라)의 '공유지 먹튀' 논란이 여전하다. 한라가 이전 사업자로부터 인수한 전체 사업부지의 93%(405만㎡)는 평당 2만7000원의 헐값에 매입한 공유지다. 하지만 한라는 테마파크·식물원 등 핵심사업은 16년째 미루면서 3년전 공유지에 일부 완성한 골프장·콘도(53실)를 매입가의 몇 배에 달하는 1200억원을 받고 합작회사 '아난티한라'에 분리 매각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주민 반발은 한라가 자초했다. 공유지 분리 매각을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주도까지 한라의 약속 위반을 허용하면서 비난을 샀다. 심지어 제주도의 면죄부로 분리 매각에 성공한 한라는 지난해 또다시 공유지 36만㎡를 주민들 몰래 팔려다 들통이 나면서 일시 보류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한라가 2차 분리 매각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불신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싼값에 매입한 땅을 비싸게 팔아 차액을 챙기는 '묘산봉 공유지'의 비극은 주민 갈등까지 초래해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한라의 분리 매각 시도가 중단되지 않으면서 내재된 주민 갈등이 화약고로 번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래서 주민 집단행동으로 표출되기 전에 행정당국의 갈등관리 예방이 시급하다. 한라도 주민에 재원조달기법이라고 약속한 것처럼 1차 분리매각 대금 1200억원을 미완성 핵심사업에 재투자해 신뢰를 회복하는 기업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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