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랑차랑 제주어 20
봄이 오라가난 하간 드르엔 유채꼿덜이 노리롱ᄒᆞ게 피고, 매화낭에도 매화야~매화야~ 불르멍 꼿덜이 곱닥ᄒᆞ게 베르싸져 십디다게. 베꼇딘 가는 디마다 봄이 오라신디, 우리 집고망에만 봄이 안 온 거 닮안 봄맞이 대청소를 ᄒᆞ엿수다. 책꽂이에 꽉꽉 채와진 안 봐지는 책덜토 ᄆᆞᆫ 뻬내연 데끼단 보난 책장이 텅텅 비어가고 나 ᄆᆞ음도 허끈ᄒᆞᆸ디다.
냉장고 소곱이 안 먹어지는 허지랑ᄒᆞᆫ 것덜토 ᄆᆞᆫ 꺼내여가난 하 좋건 꿩엿 ᄒᆞᆫ 통이 눈에 들어와신디, ᄒᆞ끌락ᄒᆞᆫ 펭에 담아진 새판칙ᄒᆞᆫ 그 꿩엿은 ᄒᆞᆫ 수제 먹어보도 못ᄒᆞ고 유통기한이 ᄆᆞᆫ 지나불언 잘도 을큰ᄒᆞᆸ디다. 예전이 ᄀᆞᇀ이 근무ᄒᆞ던 교장 선싱님이 나가 ᄄᆞ난 디로 가가난 섭섭ᄒᆞ덴 ᄒᆞ멍 뭣ᄀᆞ찌 생각ᄒᆞ연 준 꿩엿신디, 어떵사 미안ᄒᆞ기가 꿩엿에 ᄌᆞᆨ아진 유통기한만 붸력붸력 헤봐도 애끼단 거 똥 뒈분겁주.
펭 안이 담아진 엿은 데끼고 빈 펭을 봐 가난 우리 어멍이 생각납디다. 우리 어멍은 엿을 잘 멘들아낫수다. 엿을 경 좋아라 헤나서마씨. 경ᄒᆞ난산지 우리 집은 보리로 골을 멘들앙 느량 ᄆᆞᆯ류와 난 기억이 싯수다.
ᄒᆞᆫ 번은 솔입 긁으레 갓단 완 보난 아부지가 도세길 추렴ᄒᆞ연 완 이십데다. 멩질 돌아와 가난 ᄆᆞ을 사름덜광 도세기 ᄒᆞᆫ ᄆᆞ릴 추렴ᄒᆞᆫ 생이라양. 게난 어무닌 저슬에 먹을 것도 엇인디 애끼멍 먹어사켄 ᄒᆞ멍 도세기엿을 멘들기 시작ᄒᆞ엿수다. 흐린 ᄌᆞᆸᄊᆞᆯ로 밥ᄒᆞ영 골ᄀᆞ루 놩 서텅 항에 담앙 멘도롱ᄒᆞᆫ 구들에 이불을 폭 덮엉 놔두는 거라마씨. 그추룩 ᄒᆞ룻밤 튀왕 아칙이 일어낭 보민 헤양ᄒᆞᆫ 거품이 부각ᄒᆞ게 올라와 이십네다. 게민 어무닌 막 무르줴영 큰큰ᄒᆞᆫ 솟디 놩 딸리는 거라양. 헤양ᄒᆞᆫ 거품덜을 ᄏᆞᄏᆞᆯ히 걷어낸 후제, ᄉᆞᆱ은 돗궤길 깎두기 썰듯이 니게반득ᄒᆞ게 썰엉 들이칩니다. 체얌엔 바글바글 궤게 불을 달게 ᄒᆞ여 놩 부각ᄒᆞ게 궤여가민 ᄌᆞᆫ불로 ᄎᆞᆫᄎᆞᆫ이 젓으멍 ᄒᆞ여사 눌러부뜨지 안ᄒᆞ여마씨. 배수기로 영 들렁 보민 주르륵 털어지지 안ᄒᆞᆯ 정도로 들구 젓어사 ᄒᆞᆸ니다.
“어무니, 이거 은제ᄁᆞ지 젓어사 ᄒᆞ는 거우꽈? ᄑᆞᆯ이 다 빠지쿠다.”
“아이고, 이 두린 애기야. 엿이 경 쉬운 중 알암시냐? 어멍이 멘들아노민 아무 생각읏이 움짝움짝 먹기만 ᄒᆞ엿주이. 엿날엔 애기구덕 흥글멍 엿을 멘들앗저. 느 애기 때 이디 이 정제에 애기구덕에 눅져둠서 흥글멍 ᄒᆞᆫ착 손으론 엿 젓으멍 우는 애기 달래멍 놀렐 ᄒᆞ엿주기. 아이고, 착ᄒᆞᆫ 애기야/ 울지 말앙 ᄒᆞ꼼 이시라/ 맛존 엿ᄒᆞ영 ᄒᆞᆫ저 주마/ 자랑자랑 왕이자랑/ 우리 애기 울지 말라/ 맛존 엿ᄒᆞ영 하영 주마/ 이추룩 놀렐 불르멍 들구 달래여 봐도 어떵사 애긴 경 우는 것산지. 정제서 나오는 내 먹엉 울어실테주. 내가 오죽 매운 거라게. 눈물, 콧물 찰찰 흘치멍 배수기로 엿을 젓당 보민 나도 눈물이 찰찰 나신디게.”
도세기엿을 멩글던 우리 어멍 생각헤 보민, 엿날 제주 사름덜은 ᄎᆞᆷ말 지혜로와난 거 닮아양. 저슬에 부작ᄒᆞᆫ 영양분을 섭취ᄒᆞ젱 도세길 ᄆᆞ을 사름덜광 공동으로 추렴ᄒᆞ곡, 엿을 멘들앙 저장ᄒᆞ멍 ᄒᆞ꼼ᄊᆞᆨ 애껴가멍 궤기를 먹어시난 오죽 머리가 좋아 낫수과게. 단백질광 티아민이 하영 이선 몸을 보신ᄒᆞ곡 천식에도 막 좋은 도세기엿. 온 식솔덜이 밥상머리에 빙 둘러앚앙 도세기엿 ᄒᆞᆫ 사발로 저슬 나던 그 엿날이 막 그렵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