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의 진실을 담은 기록물이 세계인의 유산으로 인정됐다.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지난 11일(프랑스 현지 시각 10일) '진실을 밝히다: 제주4·3아카이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 승인했다. 제주4·3 기록물은 국가 폭력과 진실 규명, 화해와 상생 과정을 담은 1만4673건의 진실을 담고 있다. 국가 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며 화해·상생으로 아픔을 치유한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보편적 중요성을 유네스코가 인정한 것이다.
4·3 기록물의 세계유산 등재는 2018년 첫 도전장을 던진 지 7년만이다. 당시 4·3 70주년을 맞은 제주는 4·3의 역사적 진실과 평화·인권의 가치를 널리 알리면서 세계화에 기여하기 위해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에 나섰다. 1990년 6월 2일 창간부터 30여년간 4·3 진실 찾기를 주도한 본보 역시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에 힘을 보탰다. 창간호부터 10년 연재한 '4·3은 말한다'를 정리한 「4·3은 말한다」 1~5권도 이번 세계유산에 포함됐다. 또 2017년부터 작년까지 세 차례 '제주 4·3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기획보도를 통해 문서·사진·영상 등 2만6834건의 세계유산 등재를 제주도에 제안했다.
제주4·3 기록물이 세계인의 소중한 유산으로 등재됐지만 활용 방안 등 과제도 적지 않다. 4·3의 화해·상생과 평화·인권의 가치를 미래 세대까지 전승하려면 관련 기록물을 2차 콘텐츠로 개발하는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 특히 교육을 통한 후대 전승의 효과가 크기에 4·3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토록 전국 공교육 현장의 역할이 요구된다. 동시에 정부·국회는 4·3 폄훼·왜곡 세력을 단죄할 법령 개정에 서둘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