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지하수 증산을 허용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병하면서 기내에서 제공하는 한진제주퓨어워터 생산량이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현재 하루 100t인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150t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한국공항의 목표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 증산 시도가 모두 무산됐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쉽지 않지만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앞서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이 어려웠던 것은 지하수를 공공자원으로 다루는 공수화(公水化) 원칙 영향이 컸다. 법제처의 유권해석도 지방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를 제외한 민간기업이 먹는 샘물 제조를 위해 제주도가 지하수 개발 허가를 내주는 데 부정적이었다. 다만 제주도가 법적 절차를 다시 따져보고 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경우 달라질 여지는 있겠으나, 도의회와 도민사회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은 여전히 한국공항의 몫이다.
대한항공과 진에어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아우르는 독점 사업자 출현에 대한 도민들의 경계심도 마찬가지다. 항공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지역 특성상 내륙을 오가는 항공편의 숫자와 운임을 합리적으로 유지해야 도민들의 긍정적인 여론이 가능할 것이다. 올해 제주도로부터 지방세 유공납세자 표창을 받는 등 경제적 기여는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과 일자리 창출 등 더 많은 성과를 보여야 도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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