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조기대선에 출마할 후보자의 단일화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 이전 단일화를 마무리하려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며 맞서고 있는 반면,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 국힘 당 지도부는 이 같은 김 후보의 입장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8일 서울 여의도 대선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를 향해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별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주 수요일(14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15일)과 금요일(16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같은 김문수 후보측 주장에 대해 한덕수 후보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이는 단일화를 하지 말자는 것이냐”며“11일 이전 단일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후보 역시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김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즉각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한 것처럼 그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다.

특히 한 후보는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김 후보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견하는 모습”이라며 “정말 한심한 모습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후보 스스로 한 후보와 전당대회 직후 바로 단일화하겠다고, 본인 입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나”며 “그런데 인제 와서 한 후보를 끌어들인 게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하나”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단일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 착수하는 등 오는 11일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완료하기 위한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초 이날 오후 예정됐던 TV토론은 김문수 후보의 불참 선언에 따라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