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투표 결과 후보 교체 반대
권영세 비대위원장 결국 사퇴
상처뿐인 결과…대선 시계 안갯속

후보 단일화 갈등과 사상 초유의 후보 교체 파동을 거친 끝에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11일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국민의힘은 무사히 ‘기호 2번’을 단 당 대선 후보를 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추진한 ‘강제 단일화’를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막아서는 등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더욱 심각해지는 모양세를 보이면서 남은 대선 기간 중 그 후폭풍을 잠재우는데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이 임박했음에도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가 계속 불발되자 10일 새벽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 후보 교체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0일 김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을 취소하고 한 후보의 입당과 후보 등록 안건을 순차적으로 처리한 데 이어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당 지도부는 투표를 시작할 때만 해도 무난한 가결을 예상했지만 투표 결과는 후보 교체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약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고 김 후보는 당 대선 후보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다.

당 지도부가 새벽 시간대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추진했던 사상 초유의 후보 교체가 불과 하루 만에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결국 권영세 국힘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당 대선 후보는 김 후보가 복귀하면서 무사히 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이번 교체 시도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실제 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한동훈 전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안철수·나경원 의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은 ‘쿠데타’, ‘막장극’, ‘약탈’ 등의 워딩을 쏟아내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범보수 빅텐트’의 발판을 마련하기는커녕 지지층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계엄·탄핵으로 인해 치러지는 조기 대선으로 이미 불리한 구도에 놓인 국민의힘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데다 당과 후보 사이에 깊은 앙금까지 남게 되면서 대선을 제대로 치르기 더욱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당내 친한계(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의원 16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비대위는 무리한 결정으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고 무엇보다 대선에 큰 악재를 만들었다”면서 “이번 사태에 깊이 관여해 온 권성동 원내지도부의 동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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