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대중교통 혁신의 상징인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가 제주시 서광로에서 전국 최초로 선보였다. 섬식 정류장은 가로변 정류장에 비해 버스가 일반 차선에 끼어들 일이 없다. 또 양방향의 버스를 정류장 한 곳에서 탈 수 있게 돼 기존 중앙로의 상대식 정류장에 비해서도 환승이 쉽고 더욱 안락한 대기공간이 가능해졌다. 도로폭 잠식이나 정류장 길이를 줄일 수 있고 공사 비용·기간 단축 등 여러모로 장점이 많아 앞으로 동광로, 도령로-노형로 구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제주도가 이같은 장점에 주목해 야심차게 추진한 결과 지난 9일 서광로 3.1㎞ 구간을 개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도가 시행 초기 혼란을 줄이기 위해 50일간 안내원을 배치했지만 기존 정류장이 철거되지 않아 도민들이 헛걸음하거나, 탑승하는 문의 방향을 몰라 차도로 내려가는 등 여러 불편 사례들이 속출했다. 차량 운전자들은 1차로 진입 불가 표시에 급하게 2차로로 합류하느라 진땀을 빼는 등 당분간 사고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혁신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정책을 추진할 때 초창기 시행착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변화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행정의 책무다. 도민들의 안전과 관련한 정책 변화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와 홍보 노력이 필요하다. 승용차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도착하는 제주형 대중교통 혁신 목표가 달성되는 그날까지 도민들의 불편 민원을 적극 해소하고 개선해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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