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끝난 양영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의 측근 '알박기' 인사가 가관이다. 양 이사장은 지난 3월 7일 자로 임기가 종료됐지만 정부의 후임자 인선이 늦어지면서 자동 연장됐다. 하지만 양 이사장의 지시로 JDC가 지난 13일 17개 실·처장급 중 12명,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간부 15명을 대폭 교체하면서 잡음이 적지 않다. 차기 정부의 후임자 인선을 기다리는 신분임에도 무리한 승진·전보 인사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인사 내용도 승진 연한이 도래하지 않은 비서실장 등 3급 측근들을 2급 직위의 직무대리로 발령함으로써 비난을 자초했다. JDC 발전을 이끌 주요 간부 직급에 낙하산식으로 자신의 측근들을 내리꽂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의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은 두 단계 높은 직위의 직무대리로 발령하는 무리수까지 두면서 권한 남용 비판도 제기된다. 임기 만료로 자동 연장된 이사장이 측근을 챙기겠다는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양 이사장의 무리한 인사는 당연히 내부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JDC 내외부에서 인사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자신의 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기용한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대선 후 차기 이사장이 인선되면 JDC 경영 목표에 맞춰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것임에도 측근을 승진시킨 것은 권한 남용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새로 취임할 이사장과 보조를 맞춰야 할 간부 직급이 전임 이사장 사람들로 채워져 있으면 JDC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걱정이 괜한 기우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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