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랑차랑 제주어 29
“이야~, 오랜만이 잘도 훍은 고방기 봐져ᇝ저게!, 이거 먹엉 목이나 축여사켜.”
ᄒᆞᆫ참 고사릴 걲으는디 덤불소곱이서 주짝ᄒᆞ게 올라온 어린 고방기가 나 눈에 확 들어옵디다. ‘고방기’옌 ᄒᆞᆫ 건 표준말로 찔레순이우다. 제주 사름덜은 찔레를 독고리낭, 새비낭, 사비낭, 똥꼬리낭, 주레비낭, 곶사비낭 등 이녁네 ᄆᆞ을만썩 불르는 일름이 비슥ᄒᆞ멍도 ᄒᆞ썰 ᄐᆞ나게덜 불릅디다. 경ᄒᆞᆫ디양 나가 태어난 가시리ᄆᆞ을 사름덜은 독고리옌 ᄀᆞᆮ는 사름은 드물고양, ‘고방기’옌 ᄀᆞᆯ아사 우알로 사름덜이 ᄆᆞᆫ 알아들어마씀. 고방기, 잘도 아꼬운 일름이지양?
경ᄒᆞᆫ 고방기가 두린 시절 추억을 멩글아 준 고마운 간식거리랏수다. 고사리 걲으레 뎅기당 가시덤불 소곱이서 ᄑᆞ릿ᄑᆞ릿 올라온 새 고방길 보민 잘도 지꺼져마씀. 그 어린 고방길 걲어그네 까시 부뜬 겁죽을 벳겨노민 똑 감제 줄거리 벳겨논 거추룩 ᄇᆞ들ᄇᆞ들 ᄆᆞᆫ질락ᄒᆞᆫ 게 니빨로 똑똑 그치멍 씹어먹음에 잘도 좋읍니께. 그 엿날 ᄒᆞᆫ참 고사릴 걲으당 보민 목도 ᄆᆞᆯ르곡 배도 고프곡양, 경ᄒᆞᆯ ᄉᆞ시에 뭉클락ᄒᆞ게 물올른 어린 고방긴 수호천사라서마씀.
그추룩 귀ᄒᆞᆫ 고방길 넘은 ᄉᆞ월에 벗이영 고사리 걲으레 갓단 맛 본 거 아니우꽈.
“야게, 거 드르에 난 거 ᄂᆞᆯ차 막 먹엇당 숭시 나는 건 아니가?” ᄒᆞᆫ디 간 벗은 시엣 아이로 커노난 고방기가 미시건 중도 몰르곡, 나가 못 먹는 거라도 먹젠 헴시카부덴 막 ᄌᆞ드는 거라양. 경ᄒᆞ관테 나가 벗 앞이서 기미상궁 노릇을 ᄒᆞ엿수게.
“아무충도 안ᄒᆞᆫ다. 느도 ᄒᆞᆫ번 먹어봐봐. 경ᄒᆞ고 이거 돈 이서도 못 사먹는 ᄌᆞ연산 고방기표 빼빼로여게”
“ᄎᆞᆷ말이여이! 겁죽 벳겨노난 색만 ᄐᆞ나주, 지럭시광 모냥이 축엇이 빼빼로 닮앗저이!”
“어게! 나 두린 때 공거로 실피 먹어난 간식거리랏저게.”
경 ᄀᆞᆯ멍 나가 하도 추구려가난 나 벗도 ᄄᆞ라 먹기 시작ᄒᆞ연게만, 맛이 베랑이옌 ᄒᆞ멍 제우 ᄒᆞᆫ 직 그차먹언 말아붑디다. ᄒᆞ기사 태어난 체얌 먹어보는 깐에 맛싯젠 ᄒᆞᆯ 리가 엇어실 텝주마씀. 고방기 맛은양, 들크름 ᄒᆞ멍 말멍 이맛도 저맛도 아니 닮아붸긴 ᄒᆞ여마씀. 경헤도 두린 땐 동고리세탕 먹는 거추룩 경도 맛좋게 먹어낫수다. 나 들언 먹어본 고방기 맛은 맛보담 두린 시절 까시에 손 찔려가멍도 눈 벌겅케 먹어난 추억을 씹어보는 맛이주마씀. 난양, 이지금도 고사리철 드르에 나가민 두린 때 생각에 고방기나 멜레기라도 봐지카부덴 덤불더레 주웃주웃 ᄉᆞᆯ펴집니께.
두린 땐 몰랏주만 어룬 뒈언 보난 고방긴 뿔리, 뎅구리, 새순, 꼿, ᄋᆢ름ᄁᆞ지 어느 거 ᄒᆞ나 데껴불 거 엇이 일름깝ᄒᆞ는 영양 덩어리랍디다. 경 생각ᄒᆞ민 나ᄀᆞᇀ은 사름은 두린 때부떠 영양 덩어릴 실피 먹어진 거라양.
얼메 전이 ᄋᆢ라 사름덜쾅 올레질 걸으렐 가낫수다. 간디족족 오월 드르엔 하간 들꼿덜로 ᄆᆞ음을 복삭거리게 멩글아줍디다. 바당ᄀᆞᆺ디광 밧담ᄄᆞ라 헤영케 핀 고방기꼿 내가 나 코테레 향수추룩 상끗ᄒᆞ게 들어오는디양, ‘고방기꼿 곱닥ᄒᆞ게 핀 남착 ᄆᆞ을 나 고향~♪♪’ 놀레가 기냥 나옵디다게. 사름은 추억을 먹으멍 살아간덴 ᄒᆞ듯이 그 엿날 먹어난 입맛이 기립곡 정이 기립곡, ᄌᆞ연 소곱이서 얻어지는 푼드그랑ᄒᆞᆫ ᄆᆞ음이 기려운 게 나 들어갈수록 더 짚어지는 건 나만이 아닐텝주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