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학생 가족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중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고등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져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도내 모 특성화고 재학생이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해 교사를 주먹으로 폭행해 수사를 받고 있다. 피해 교사가 사건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아 구체적 진상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교권 침해가 무너지는 학교 현장을 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

도교육청 파악 결과 학생의 교사 폭행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나 참담하다. 최근 3주 이내로 조사를 확대하면 앞선 특성화고 외에도 2건의 교사 폭행 신고가 접수됐다. 또 지난 1년간 교권 침해 사례도 58건에 달하고, 교권 침해 유형도 수업 방해를 넘어 성적 굴욕감과 상해·폭력 등 위험수위를 넘었다. 그럼에도 교권 침해가 근절되기는커녕 고질병처럼 계속 번지고 있어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학생 인권 못지않게 교권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의도적이거나 학생 본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것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엄벌이 필수다. 특히 교육청이 교권 침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교육지원청별로 구성된 교권보호위원회에 평교사 참여가 부족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본란에서 제기했지만 평교사 참여율이 7%에 불과한 교권보호위원회로는 실추된 교권을 바로 세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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