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자의 자연친화사상 재음미

 ‘발돋움으로는 서지 못한다’‘성인은 이름이 없다’‘고기는 물에서 서로 자라고 사람은 도에서 서로 자란다’‘숲 속에는 장작을 팔지 않는다’

 교육자이면서 수필가인 전직교장 고성중씨(65·제주시 이도2동)가 중국 자연사상을 실천했던 노자와 장자 열자 회남자의 감동을 주고 재음미할만한 명언과 우화를 뽑아 알기쉽게 풀이한 책「도가의 명언」을 묶었다.

 「도가의 명언」은 고씨가 「사서의 명언」(95년),「오경의 명언」(97년)에 중국 고전의 진수를 뽑아 펴낸 책으로 고전의 참의미를 새김질하게 해준다.

 사서와 오경이 전통적으로 공적 사회적 생활을 규제하고 본을 삼는데 근거한 유가의 도덕률을 담아낸 책이라면 이번에 묶어낸 「도가의 명언」은 인생과 자연의 무한하고 영원한 세계를 철학적 종교적으로 자유로이 사유하게 하여 참된 인생은 무엇인지를 사유하게 해준다.

 '발돋움으로 서지 못한다'(趾者不立·지자불립)는 노자 상편 22장에 나오는 말로써 발돋움을 하여 오래 서 있기는 힘들다는 뜻이다.즉 무리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긴 경구다.‘성인은 이름이 없다’(聖人은 無名이라,장자 내편 소요유)는 성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인간은 아무리 훌륭한 공적을 세운다해도 그에 따르는 명예를 바라는 바가 없고,자연히 이름이 남을 뿐이라는 깊은 속뜻을 품고 있다.

 편자 고씨는 머리말에서“요즘처럼 정치적·사회적·경제적으로 개인의 부침이 격심하여 생의 불안을 절감하면서 안정을 갈구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인위적인 도덕률과 제도의 고정관념에서 탈출하여 자연친화의 자유로운 정신 세계를 정립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씨는 또“21세기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력을 필요로 하며,자연을 보다 더 중시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도가사상을 담은 노자와 장자 열자 등에 새로운 관심을 기울여 재음미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원문과 출전,한자독음,번역,해석,주요 한자순으로 돼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내용이 쉽게 편성됐다.명언의 원문은 고전의 원문에서 진수가 되고 감동적이면 음미할만한 구절 또는 문장을 가려 뽑았는데 노자에서 170구,장자에서 300구,열자에서 20구,회남자에서 40구 등 총 530구가 실려있다.(한국문화사,값 1만원)<김순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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