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복원된 네바다 전초 전투
배우 김희애 내레이션으로 참여
"현세대 평화의 의미 되새기길"
한국전쟁의 한복판에서 활약한 제주 태생의 말 한 마리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돌아온다.
KBS 제주방송총국은 한국전쟁 75주년을 맞아 특집 다큐멘터리 '영웅의 귀환, 레클리스'를 제작해 방송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한국전쟁 당시 미 해병 제1사단에 소속돼 탄약과 부상병을 나르며 활약한 제주마 '레클리스'의 실화를 담는다.
1948년 제주에서 태어난 레클리스는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고지전으로 꼽히는 '네바다 전초 전투'에 투입돼 총 386발, 약 5t에 달하는 무반동포 포탄을 51차례에 걸쳐 전선으로 운반했다. 당시 부상 중에도 전우들을 실어 나르며 전투 승리에 기여한 공로로 '영웅마'로 불렸다.
'영웅의 귀환, 레클리스'는 오는 6일 현충일 오후 7시40분 KBS1 제주에서 처음 방영된다. 21일 오후 1시5분부터는 KBS1 전국 방송으로 확대된다.
제작진은 레클리스가 미국 해병대에서 받았던 역사적 예우에도 주목했다. 전쟁 후 미국으로 옮겨진 레클리스는 해병대 상사로 진급했고, 퍼플하트를 포함해 총 10개의 훈장을 받았다. 이는 미 해병대에서 동물에게 수여된 최초의 퍼플하트다.
미국 전역에는 레클리스를 기리는 동상이 6개 세워졌고, 레클리스의 이야기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번 방송은 지역방송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전장 장면과 레클리스의 활약상을 시각화했다.
제작진은 자체 AI 전담팀을 꾸려 약 3개월간 자료를 분석하고 실제 전투 영상을 구현해, 실사에 가까운 생동감 있는 영상으로 전쟁의 참혹함과 레클리스의 용기를 동시에 전달한다.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은 배우 김희애가 맡았다. 제작진은 김희애의 참여가 "제주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전쟁 영웅 레클리스의 진정성과 감동을 더욱 깊이 있게 전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제주마 레클리스의 이야기를 통해 현세대가 누리는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기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