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학교가 문을 열자마자 교실난에 허덕이고 있다니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신설학교라면 가장 먼저 파악하고 있어야할 것이 바로 학생수일 터인데 예상보다 학생수가 늘어나서 교실이 없다느니 하는 말은 납득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학생수가 늘고 줄어듦에 따라 교실과 교사의 숫자가 당연히 달라져야 하고 학급당 정원이 새롭게 조정돼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개교가 이미 이뤄진 지금에 와서 예측을 못했다고 하면 그 시행착오의 책임은 누가 지며, 그 피해는 누가 입어야 되는지 딱하기만 하다.

지난 2일에 개교한 서귀포시 동홍초등학교만 해도 그렇다. 인근 학교의 학생으로 반편성을 마쳐 문을 연 결과 전학생과 입학생의 숫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늘어 교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동홍교 학구에 살고 있으면서 다른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동홍교 개교에 맞춰 옮겨 오는 바람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동홍교의 학생수는 당초 예상했던 381명보다 41명이 늘어났고 3학년의 경우는 1개 학급을 늘려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교실과 교사인력이 부족할 것은 뻔하다. 학교측에서는 부족한 교실은 독서실이나 수련관의 공간을 활용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또 교사는 충원하고 예산은 추가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동홍교 문제를 보는 입장은 사태를 미봉책으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사안마저 소홀한 채 신설학교의 문을 연 교육당국의 태도는 주민들로부터 지적받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제주지역은 도시개발에 따른 학교신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홍교와 같은 사례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지금까지 문을 연 대부분의 신설학교들도 보면 몇년 지나지 않아서 교실을 증축하는 등 소란을 떠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어린이들만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특히 이같은 문제들은 학교와 교육청 당국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개교전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어서 더욱 그렇다. 동홍교와 같은 사례는 다시 없어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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