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화 개인전 '존재의 시간' 인사동 제주갤러리서 개최

제주에서 나고 자란 고경화 작가가 제주4·3 유적지와 잃어버린 마을 등을 오랜 기간 답사하며 채집한 기억들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제주갤러리에서 여는 개인전 '존재의 시간'을 통해서다.

고경화 作 '바람바람-오리튼물2025'
고경화 作 '바람바람-오리튼물2025'

2025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작가인 고경화 작가의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 자연과 역사, 사라진 존재들을 기억하며 회화, 목판화, 설치 등 다매체 작품 25점을 펼친다.

대표작 중 하나인 '존재의 시간 - 종남마을'은 1948년 11월 초토화 작전으로 사라진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 464번지 잃어버린 마을을 소재로 한다. 현장에 남은 무너진 돌담과 대나무 숲, 우물 등을 먹과 안료를 혼합한 어두운 진녹색 바탕 위에 가느다란 흰 선으로 대나무 잎과 마을 잔재를 중첩해 그렸다.

전시 관계자는 "작가는 답사 과정에서 장소의 기억과 에너지를 수용, 재현하는 '샤면적 수행'에 가까운 방식을 취하며 작품 서사가 회화, 영상, 설치로 한 공간에서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람객은 상실과 위로, 기억과 치유의 흐름에 참여하는 예술적 의례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며 "제주 땅에 뿌리내린 이야기이지만, 환경 변화와 역사적 상흔을 겪은 모두의 기억으로 확장되며 예술의 치유적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인사갤러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화요일 쉰다.

김은수 기자

고경화 作 '존재의 시간 - 뿌리내리기 2019'
고경화 作 '존재의 시간 - 뿌리내리기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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