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도심을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에도 제주시가 2017년부터 관덕정 '차 없는 거리' 사업 추진을 여러 차례 검토했지만 상인 반발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유야무야 되는 등 지지부진한 시행착오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연북로에서, 올해 4월에는 관덕정·탑동광장에서 차 없는 거리 걷기 축제가 열린 데 이어 최근 도민 원탁회의를 통해 걷기 문화 정착과 정례화에 대한 도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회의에서 '차 없는 거리'가 단기 이벤트가 아닌 매주 열리는 일상적 행사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행 중심의 공간 회복, 지역 상권과의 연계,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 확산의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실제 행사에서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크게 오르고, 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확인됐다. 이런 경험은 걷기 행사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도심의 지속가능한 미래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도내 원도심은 오랜 기간 도시 확장과 주요 기관 이전, 유동인구 감소 등으로 활력을 잃어왔다. 원도심의 활력을 되살릴 방안으로 차 없는 거리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도다. 이제 중요한 것은 행정의 실행력과 일관된 추진이다. 회의에서 언급된 타 지역 사례처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지역 상권과 문화 행사를 조화시키는 정교한 운영 설계가 필요하다. 이번 차 없는 거리가 실험에 그치지 않고 제주 원도심의 일상으로 제대로 뿌리내리길 기대한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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