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발급 유도책 ‘실종’

카드사 혜택 앞세워 마케팅 본격
타지역 지역화폐 인센티브 강화
제주는 ‘유치하겠다’ 말만 반복
도정이 할 일 상인들이 대신해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코앞에 두고 민간 카드사를 비롯, 전국 지자체가 이용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제주도가 ‘탐나는전’ 이용을 유도하겠다면서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도내 소상공인들이 도민들에게 탐나는전 발행을 독려하는 등 도정의 할 일을 대신 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단계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전국민에게 지급한다. 지급수단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지급수단을 국민들이 직접 선택하다보니 전국적으로 고객 유치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실제 카드사들은 이미 고객 유치를 위해 할인·적립 등 카드상품 혜택 적용과 사용실적 인정, 자체 개발 가맹점 지도 서비스 등으로 이용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쓰던 카드를 이용하면 기존 혜택에 신규 혜택까지 더해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화폐를 통한 민생쿠폰 활용이 골목상권 회복에 더 용이하다며 지역화폐 발급을 독려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지역화폐 혜택을 늘리고 홍보를 강화하는 등의 유도책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의 경우 다른 지자체보다 3만원 적게 받지만, 자체 환급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하는 등 지역화폐 발급을 유도하고 있다. 또 광역단체별로 소비쿠폰에 한정해 사용처를 대폭 확대하는 등의 조치도 나오고 있다.

기초단체별로는 충북 괴산군이 ‘괴산사랑카드’ 신규 가입자에게 5000원의 적립금을 지급하는 등 소비쿠폰 발급 시기에 맞춰 인센티브를 더하는 지자체의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제주의 경우 “탐나는전을 최대한 신청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일 소비쿠폰 1차 지급 준비에 착수하며 도민들이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시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을 최대한 신청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5일 현재까지 탐나는전 발급 및 혜택과 관련한 홍보는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반면 제주소상공인연합회 등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탐나는전과 연계하면 소상공인 매출 회복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민들이 탐나는전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법을 소개하는 등 도정이 해야할 홍보를 대신하고 있는 형국이다.

탐나는전 이용 독려 역시 도정이 아닌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하고 있다. 소비쿠폰과 맞물린 할인행사도 상인회를 중심으로 소상공인들이 직접 준비하고 추진한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지금 시기 탐나는전 발급과 관련한 행사는 아직 준비된 것은 없다”며 “다만 읍면사무소 및 동주민센터에서 소비쿠폰 신청시 최대한 탐나는전으로 발급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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