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랑차랑 제주어 37
“느네 두린 때 사진 담아진 앨범덜 어느제 집이 왕 아사가불라이! 느네 짐덜은 느네가 가냥ᄒᆞ여사주 어멍네 집이 ᄀᆞ만이 내불엉 뒐 거가?”
“어머니도 ᄎᆞᆷ! 우리 두린 때 사진이 무사 우리 짐이우꽈게, 어머니가 우릴 낳곡 키와 놓은 징표덜 아니우꽈! 집이서 우리 두린 때 추억거리 보는 ᄌᆞ미도 이서사주 펀펀ᄒᆞ민 친정칩이 아니주마씀!”
날이 왈락 더와가난 벌겨진 세간사리광 안 입어지는 옷덜광 붸림에도 ᄀᆞᆸᄀᆞᆸᄒᆞ관테 씨원이 치움엔 날역버리멍 집 고망고망 정리ᄒᆞ게 뒈언양. 북박이장 서랍 소곱인 시집 장게 간 ᄄᆞᆯ 아덜 애기 때부떠 역을 때ᄁᆞ지 커오는 모십 담은 앨범으로 ᄀᆞ득여젼 이십디다. ᄌᆞ끗디 사는 ᄄᆞᆯ신더레 전왈 걸언 어멍 짐 멩글지 말앙 확 치와가도렌 ᄒᆞ엿단 ᄄᆞᆯ신디 ᄒᆞᆫ소리 얻어들음만 ᄒᆞᆫ 거 아니우꽈.
핑계지멍에 오랜만이 아이덜 앨범을 넹기단 보난 세월이 기냥 세월이 아니랍디다. 어떤 사진은 앨범광 ᄒᆞᆫ 몸이 뒈언 딱 부떤 털어지젠도 안ᄒᆞ연양, 역불로 떼어내젱 ᄒᆞ당 ᄌᆞ식덜 추억ᄁᆞ지 칮어져불카부덴 멩심멩심 물애기 보듯 ᄒᆞ여집디다. 앨범 소곱인 우리 아이덜이 친할망 하르방 쿰에서 친 사진덜이 제벨리 하영 이십디다. 아이덜 초등ᄒᆞᆨ교 들어갈 때ᄁᆞ지 시부모광 ᄒᆞᆫ 집이서 살아시난 우리 아이덜이 할망 하르방 ᄉᆞ랑을 하영 받으멍 큰 징표이기도 ᄒᆞ주마씀. 동네 오일장마다 손지 태운 유모차 끗엉 장 귀경 뎅기단 우리 시부모님이라수다. 돌아가신 시부모님광 우리 아이덜이영 삼대가 ᄒᆞᆫ디ᄒᆞᆫ 추억이 오고셍이 담아진 앨범을 ᄄᆞᆯ신디 제기 치와가렌 닦달ᄒᆞ여진 겁주. ᄌᆞ식덜 두린 때 사진은 부모 추억임도 ᄒᆞ고, 절혼ᄒᆞ연 새살렴 ᄎᆞᆯ린 ᄌᆞ식덜은 ᄐᆞ로 이녁네만썩 살아가는 모십을 새 사진 소곱 추억으로 멩글아 갈 건디양.
메틀 전인 서구포 사는 아덜이 볼일 션 시에 왓고렌 ᄒᆞ멍 이녁 누이영 ᄀᆞᇀ이 집이 들려십디다.
아덜 ᄄᆞᆯ이 어멍네 집이 ᄀᆞᇀ이 들어옴도 오랜만이 일이란 잘도 지꺼집디다. “느네덜 오랜만이 어멍칩이 와시난 아방 오걸랑 저냑 먹엉 가라이.” 나가 냉장고 문 ᄋᆢᆯ멍 저냑ᄀᆞ슴 ᄉᆞᆯ피노렌 ᄒᆞ는디 ᄄᆞᆯ이 일어산 냉장고 문을 확 덖어불멍 영 ᄀᆞᆮ는 거 아니우꽈.
“집이서 저냑 ᄎᆞᆯ리젱 맙서, 아바지 올 시간 맞촹 시경 먹게마씀. 경ᄒᆞᆫ디 우리 앨범 어디 이수과? 아시가 엿날 사진 볼 거 잇젠마씀.”
ᄄᆞᆯ광 아덜은 이녁네찌레 멋옌 숙닥숙닥ᄒᆞ연게만 먹을 커 앱으로 주문ᄒᆞ엿고렌 ᄒᆞ멍 나가 내놓은 앨범을 페와보기 시작ᄒᆞᆸ디다. 아덜은 할망 하르방광 ᄀᆞᇀ이 친 사진덜을 보멍 “맞아~ 하르바지네 집 영 생겨나서이! 누난 마당이서 자전거도 막 타나신게, 난 스레트지붕 우티 바라뎅기단 할마니신디 매도 맞아난!” 아덜은 두린 때 사진덜을 봐가난 엿날 일덜이 튼나졈신고라 하간 말 짓ᄀᆞᆮ는 거라양. 나도 아이덜이영 ᄀᆞᇀ이 엿날로 돌아간 듯이 푸지근ᄒᆞᆫ 시간을 보내집디다.
아덜광 ᄄᆞᆯ은 애기 때 사진 멧 장만 아사감 뿐 이녁네 ᄒᆞᆨ교 졸업 앨범도 ᄆᆞᆫ 내불어둰 갑디다. 뒷녁날 우리 메누리 카톡 프로필이 우리 아덜 애기 때 사진으로 도배ᄒᆞ여십디다. 이제 얼메 엇엉 이녁네 애기 사진덜로 ᄆᆞᆫ 채와질 거우다만, 그추룩 새 식귀가 늘어나멍 세월은 가불어도 우리집 추억은 또시 사진으로 하영 넹겨질 텝주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