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매년 태풍·집중호우로 물난리 피해를 경험하면서 자연재해 위기감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상류 지역 빗물 저류지 확대 설치 등 예방책을 시행중이다. 하지만 최근 시간당 강수량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의 '극한 호우'에 대응해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18일 오후부터 19일 새벽까지 내린 70㎜ 강수량에도 제주시내 일부 지역 집수구가 막히는 등 침수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의 걱정이 적지 않다.
통수능력이 부족한 배수시설을 고려할 때 주민들의 걱정은 당연하다. 도심내 빗물을 처리할 우수관 직경이 50~80㎝에 불과해 최근 타지역처럼 시간당 100㎜ 이상의 극한 호우가 내리면 인명·재산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도로 위 빗물을 모아 우수관으로 흘려보낼 '빗물받이'도 쓰레기나 나뭇잎 등으로 막혀 침수 피해를 키우고 있지만 관리 인력 부족으로 대부분 주민 신고에 의존하면서 한계를 드러내는 실정이다.
제주가 물난리 피해를 줄이려면 극한 호우를 반영한 수해 관리가 필수다. 기후변화도 그렇지만 도시화로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키지 못할 불투수 면적이 증가하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그래서 빗물을 일시 가두는 저류지 확충도 중요하지만 독일처럼 건축물·개발사업 인허가 때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 수 있는 투수성 포장재를 사용하거나 상습침수지역 주변 지하에 대규모 배수시설을 설치하는 재해저감 및 예방시스템이 시급한 시점이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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