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외부에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는 동안에는 사정이 나았지만 인구유입이 정체되고 저출생이 심화되면서 발등의 불이 됐다. 15년 후 도내 학령인구가 42%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제주도교육청이 마련한 '미래형 적정규모 학교 육성 추진계획'은 시의적절하다. 특히 도교육청이 그제 개최한 설명회에서 제안된 '제주형 명품학교'는 지속가능한 지역 교육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

학교가 단순한 교육공간에 머물러서는 닥쳐올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학교가 지역의 정체성과 자원을 교육 안에 품어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대다. 이날 제안된 곶자왈 생태학교, 해녀문화 감성학교, 제주어 전통학교 등은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환경, 정서를 아이들과 주민이 함께 지켜가는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농어촌유학 제도 또한 외부 학생과 가족을 지역에 유입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시적 실험에 머무르지 않도록 장기적인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설계하는 일이다. 적정규모 학교 육성은 수동적인 학생 수 유지 대책을 넘어 지역을 살리고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돼야 한다. 기존의 제주형 자율학교도 명품학교 모델과 유기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학교가 지역의 미래를 위한 핵심 자산이 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당국의 과감한 재편 의지와 지역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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