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트센터 ‘두할망본풀이’ 무대
제주 무속신화 각색…‘사랑과 연대’
판소리·재즈·민요 합한 풍성한 공연
망망대해 바다에서 발견된 무쇠석갑 하나. 그 안에서 동해용왕과 서해용왕의 딸인 동이가 발견된다. 동이는 자신을 구해준 임박사에게 아이를 점지해준다. 하지만 동이는 뱃속에서 아이를 꺼내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산모가 위기에 빠진다.그때 하늘에서 명이가 내려와 해산을 돕는다.
동이는 아이를 점지해줬지만 낳는 법은 알지 못했고, 명이는 아이를 점지해주지 않았지만 아이를 낳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생명을 점지해주는 신 ‘생불신’은 동이일까, 명이일까.
옥황상제는 고민 끝에 은대야에 은꽃씨를 주며 동이와 명이에게 꽃 피우기 내기를 제안한다.
과연 동이와 명이 중 누가 ‘생불신’이자 ‘생불할망’이 될 수 있을까.
제주아트센터는 오는 30일 제주 무속신화 ‘생불할망본풀이’를 각색한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를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이야기는 아기를 점지하고 돌보는 여신 생불할망의 유래를 담은 제주 무속신화를 소재로 한다.
전통 판소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대표 박인혜가 극본, 연출, 창작, 배우로 참여한다.
원작에서는 동이와 명이가 여신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이 작품은 개인의 고립과 상실, 사랑과 연대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동이와 명이는 삶의 곳곳에서 위기를 맞지만 자신, 그리고 서로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경쟁 대신 함께 나아가길 선택한다.
공연은 소리와 재즈, 국악 코러스의 만남이 돋보인다. 특히 제주라는 섬 지역 특유의 감수성을 강조하고 신화의 환상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주의 민요와 무가가 곳곳에 배치됐다.
무대는 판소리의 기본 속성인 이야기성을 기본 양식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야기의 큰 줄기인 ‘꽃피우기 내기’는 전통지화로 연결해 무대 언어로 풀어내기도 한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제주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공연 관계자는 “제주의 신화를 판소리로 만나는 이번 공연이 전통예술의 매력과 가치를 재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