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주본부, 28일 '저출산 원인 및 시사점' 발표
2019년 이후 하락 폭 37.5% 달해…전국 1위 오명
결혼 부정적 인식 확산도…"정책적 총력 기울여야"

제주지역 합계출산율 감소세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감소폭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과 가정의 양립을 확산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저출산 특징, 원인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합계출산율은 0.83명으로 2010년대 중반 이후 하락 폭이 타 지역보다 가파른 상황이다.

특히 2019년 이후 감소 폭은 지난해 기준 제주가 37.5%에 달한다. 전국 16개 시도 중 감소 폭이 가장 큰 셈이다.

게다가 도내 합계출산율 하락에 대한 연령별 기여도는 30~34세가 높은 가운데 2015년 이후 30대 출산율도 크게 낮아지면서 합계출산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2015년 이후 도내 기혼여성 출산율 하락 등으로 인해 평균 자녀 수 역시 감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저출산 요인으로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결혼관'과 '일·가정 양립의 한계' 등을 꼽았다. 실제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제주지역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여성 및 대졸 이상 학력층을 중심으로 낮은 실정이다.

또한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일·가정 양립 어려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생활 균형 지수'의 경우 제주는 2023년 중 크게 하락한 49.1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초혼연령을 낮추고 첫째 자녀 출산 시기를 앞당겨 출산율 회복·반등의 여지를 확대하는 것을 단기적 목표로 삼아 정책적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출산·육아 지원금 등 직접적 출산 장려와 가족친화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혼인·출산에 대한 사회 전반의 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근본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의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정책 방안도 심도 있게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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