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종 제주도상하수도본부 상수도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는 여름철 기후에서 뚜렷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 가뭄, 국지성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며, 우리의 일상과 생존에 필수적인 '물'의 안정적인 공급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처럼 물 부족 위험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여름철 물절약은 단순한 생활 습관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실천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물 순환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에 따라 강수량이 불균형하게 분포되고 있으며, 겨울철 적설량 감소와 강우 패턴의 변화로 인해 수자원의 저장과 공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폭염으로 물 사용량이 급증하는 반면, 수자원 공급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제주도는 생활용수의 90% 이상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어, 여름철 물 부족 문제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반복되는 폭염과 관광객 증가 등으로 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해마다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물절약은 거창한 기술이나 대규모 투자가 없어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다. 양치할 때 컵 사용하기, 샤워 시간 줄이기, 세탁기나 식기세척기의 절수 모드 활용, 빗물 재활용 등은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들이다.

물 문제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과제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자원 관리 정책과 물순환 도시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시민들 역시 일상 속 물절약 실천으로 이에 협력해야 한다. 개인과 국가가 함께 책임 있는 물 사용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시점이다.

우리가 여름철 물절약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절약을 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자원을 지키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물을 아끼는 것은 곧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기후변화 시대, 여름철 물절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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