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선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 하수시설과 주무관

건강을 챙기겠다며 러닝을 시작한 배우자를 따라 나선 것이 계기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달리기는 무리였다. 그래서 나는 한 달 넘게 매일 일정한 시간에 걷기운동부터 시작했다. 하루 30분, 땀이 조금 맺힐 정도로만 걷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천천히 몸을 만들고 나서야 러닝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엔 단지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었다. 그러나 꾸준히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마음속에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매일의 러닝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문득 공직자의 삶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닝을 속일 수 없는 운동이다. 무리하거나 요령을 피우면 곧바로 몸이 반응한다. 청렴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타협이나 편의가 결국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걷기와 러닝은 나에게 절제와 꾸준함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정직하게 나아가는 자세. 그것이야말로 공직자가 가져야 할 기본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조용한 아침길을 달리며 다짐한다. 청렴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매일을 정직하게 살아가는 습관이라는 것을. 러닝을 통해 자연스럽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절제'와 '지속'이라는 가치를 체득하게 된다. 이는 곧 공직자의 본분을 지탱하는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욕심을 절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자세. 그것이 바로 진정한 청렴의 실천이며, 내가 공직자로서 걸어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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