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원 중문119센터 소방장
이제 각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가며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여름은 더위만큼 불씨도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여름철 화재는 전체 화재의 22.5%를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전기적 요인이 34%로 가장 높았고, 조리 부주의(25%), 담뱃불·폭염 속 불씨 방치(18%), 기타(23%) 순이었다.
전기적 화재는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기기 사용 급증과 노후 배선, 다중 멀티탭 과부하가 주원인이다. 특히 공동주택과 다세대 주택에서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이 많아 접촉 불량으로 인한 스파크 발생 빈도가 높았고, 조리 중 발생한 가스레인지·인덕션 화재는 식중독·탈수 걱정으로 부엌 문턱을 넘는 일이 잦아진 '집콕' 상황과 맞물려 증가한 양상이다.
폭염 속 배터리 팩·휴대용 선풍기·휴대폰 과충전도 화재 위험 요소다. 밀폐된 차량 안에 장시간 방치된 전자기기는 내부 온도가 급상승하며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밖에 야외 취사·모닥불 관리 소홀, 흡연 중 담뱃재 무단 투하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화재는 사소한 실수가 빚어내는 대형 참사다. 더 이상의 인명·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름철 화재예방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첫째, 콘센트·멀티탭은 여유 분만 사용하고, 1구당 허용 전력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둘째, 에어컨·선풍기 필터와 내부 배선을 정기 점검해 먼지가 쌓이거나 훼손된 부분을 즉시 교체한다.
셋째,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는 플러그를 뽑아 대기전력을 차단하고, 휴대용 배터리는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넷째, 부엌에서 조리할 때는 가스차단 밸브와 후드 필터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조리 기구를 방치하지 않는다.
다섯째, 야외 취사·캠핑 시 소화기·물통을 반드시 준비하고, 사용 후 불씨를 완전히 껐다가 자리를 뜬다.
마지막으로, 흡연자는 지정된 구역을 이용하고, 담뱃재는 전용 재떨이에 담아 완전히 진화한 뒤 버린다.
올여름, 전기설비와 조리 기구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밖에서는 불씨를 다루는 데 주의를 기울이자. 화마(火魔)는 잠깐의 방심으로도 찾아온다. 예방 수칙을 지키는 나 자신이야말로 가장 든든한 소방관임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