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힘센 신호등
제주아동문학협회(회장 박희순)의 마흔 네 번째 연간 창작집 「힘센 신호등」이 나왔다. 동시 작가 13명, 동화 작가 15명이 참여해 52편의 동시와 15편의 동화 등 총77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아름다운 힘이 솟아나는 샘물이다. 아름다움은 그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보는 눈빛에 있음을 느끼게 하는 좋은 동화와 상상의 빛실로 밝게 자아낸 좋은 동시들을 담았다.
동심의 씨앗이 숨쉬고 있는 동시와 동화는 마음을 성장시키는 에너지다. 세상의 먼지를 한순간에 씻어주는 시원한 소나기 이기도 하다.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누군가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길이기도 하고, 바쁜 이들에게 잠시 멈추고 쉴 자리를 내어주는 바람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그것을 볼 수 있는 눈빛을 가진 사람이 작가다. 이 책을 통해 작가들이 쓴 사랑의 언어가 어린이들과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도 얹었다.
표제작인 '힘센 신호등'(김옥자)은 오토바이와 자동차, 트럭들이 씽씽 달리는 도로에서 그 무서운 속도의 기계들을 꼼작없이 멈춰 세우는 게 바로 신호등이라는 내용을 담은 동시다.
이 밖에도 자연과 풍경,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여러 생명들과 일상의 장면들이 동시와 동화에 다양한 이야기로 담겨 있다. 반짝 거리는 동심을 중심으로, 자연과 일상의 소중함, 가족과 친구, 이웃 등 우리 주변에 대한 애정을 담아, 아이들이 건강한 정서와 관계 속에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제주아동문학협회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동시와 동화를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가족의 풍경 속에서 인문학의 부활이 시작됐으면 한다. 위대한 일은 지극히 사소한 데서 시작된다. 위대한 세상을 만드는 작고 사소한 일상의 모습이 책읽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책장 사이에 살짝 넣어본다고 전했다.
제주아동문학협회가 뿌린 동심의 씨앗들이 꽃으로 피어나고 나무로 자라서 아름다운 동시의 꽃밭, 동화의 숯을 만드는 상상을 해본다. 한그루. 1만2000원. 김하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