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창암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
석유의 발견으로 인해 우리 인류는 급속하게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 등 각종 환경문제가 대두됐다. 이 가운데 하나인 유류에 의한 토양오염은 보통 지하 유류저장탱크, 배관 등 파손이나 부식으로 인한 유출사고에 의한 것으로 전체 토양오염의 60~7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매년 유류에 의한 토양오염이 우려되는 주유소, 주차장, 자동차공업사 등 교통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유류에 의한 토양오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석유계총탄화수소(TPH) 항목을 분석해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과거 10년간 조사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가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한 지점은 없었다. 그러나 검출 이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료를 채취해 유종 분석 및 오염 변화 추이 등을 분석하고 있다.
토양이 유류에 의해 오염되면 고압세척, 유수분리 등 물리적 방법과 미생물을 이용한 생분해 등 생물학적 정화를 할 수 있지만 난이도도 높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정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오염의 사전 예방이다. 노후 유류 저장시설에 대한 정기 점검, 오염 유발 시설에 대한 관리 강화, 그리고 오염 발생시 신속한 공개 및 대응 체계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유류에 의한 토양오염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태계와 인간 건강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토양은 생명의 터전이다. 우리가 밟고 서 있는 땅이 오염된다면 그 위에 세워진 모든 것은 불안정해진다. 이제는 토양오염을 '보이지 않는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과 예방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