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태 서귀포시 장애인복지팀장
거주시설에서 쫓겨나고 이후 주간보호시설을 찾았지만 금세 거절당해 시설 문턱에서 벗어나는 순간순간마다, 아니 자녀에게 '발달장애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외부의 기관을 이용하며 껌딱지 같이 붙었던 '○○엄마'라는 별칭은 '가정돌봄' 보호자에게 너무 가혹하다.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도전행동 등으로 인해 자립이 극히 어렵고 생활의 대부분에서 전적인 보호와 돌봄이 필요한 상태의 사람을 '최중증발달장애인'이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돌봄 난이도의 최정점에 있는 최중증발달장애인을 누가 거념할 것인가? 돌봄의 종착지인 가정에 내몰린 '○○엄마'들은 24시간 돌봄에 묶여 사회·경제적으로 고립되거나 심리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죄책감·무력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나라에서 묘안을 찾아냈다. 바로 최중증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다. 대상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선정되기 어려운 최중중발달장애인이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의 이름이 '○○엄마'들에게 면죄부를 제공해줄 수 있다.
'○○엄마'들은 대단한 것을 원하지 않는다. '문제행동의 완전한 치유'라는 기적을 바라지도 않는다. 맨투맨 서비스를 통한 선생님과의 신뢰한 긴밀한 관계를 통해 손 심엉(잡고) 마트에 갈 수 있으면 된다. 이 땅에 발을 디뎌 살지만 다른 공간에 존재했던 '사회'와 손을 잡고 화해할 기회만 제공해 주면 된다.
여전히 생소한 이름의 이 서비스를 통해 과거의 '○○엄마'에서 벗어나 '돌봄'의 늪에 오랫동안 감춰져 있었던 '자기 이름'을 되찾아 미래로의 홀가분한 여행을 꿈꿀 수 있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