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제주유아교육진흥원 원장

50대 나이를 지나면서 가볍게 지나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쉰에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됐고, 예순에는 말을 듣는 법을 터득했고, 일흔에는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논어의 글처럼 나이가 들면서 세상과 인생의 이치를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5·16도로 가장 높은 곳에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 태풍이나 폭설 등 재난에 대비하는 사람들, 이른 아침 직원 출근 전 사무실을 청소하는 사람들, 안전을 위해 더위나 추위에 상관없이 시설 점검과 수리에 나서는 사람들, 사회적 약자 편의를 위해 자신의 일상을 포기하며 아낌없이 지원하는 사람들. 지금까지 만난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희생, 그리고 진심 어린 도움에 대해 자연스럽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묵묵히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많음을 알게 된다. 청렴을 바탕에 둔 수고와 희생은 때로 보상받지 못하기도 하고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가치와 의미는 공직자든 일반인이든 생활 속에서 타인에 대해 더 배려하고 존중하게 하고, 이는 곧 청렴한 삶의 기본 정신과 연결된다.

특히 공직자는 도민과 보이지 않는 신뢰의 끈으로 묶여 있다. 공직자의 청렴한 말과 행동은 도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도민과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보다 높고 깊은 공정의 기준을 가지고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청렴한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뜻해지길 바라며, 그 길 맨 앞에 나 자신이 서 있을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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