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희생자 유족이 역사의 아픔을 기억해달라는 의미로 손수 만든 4·3 상징물인 동백꽃 손뜨개를 재차 기부했다.

27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4·3유족인 홍을생(91) 할머니는 지난 26일 4·3의 아픔을 기억하며 후대에 전하기 위해 직접 만든 동백꽃 손뜨개 100개를 기증했다.

홍씨는 앞서 202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동백꽃 손뜨개 100개를 재단에 전달했다.

홍씨는 1947년 제주4·3 당시 14살의 나이에 부친을 잃었다. 어린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 국수 공장에서 일하며 힘든 삶을 견뎌낸 그는 4·3의 비극을 잊지 않기 위해 여러 활동을 이어왔다.

2020년에는 동백나무 3그루를 4·3평화공원에 기증했고, 이후 자녀와 함께 손수 만든 동백꽃 손뜨개를 재단에 전달해왔다.

지난해에는 4·3희생자에게 주는 국가보상금 일부를 후대 전승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재단에 기탁했다.

홍 씨는 "4·3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동백꽃을 통해 4·3의 아픔과 평화의 메시지가 오래 기억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마음으로 4·3의 기억을 지켜주신 어르신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기증해 주신 동백꽃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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