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봉 제주도 생활공감정책 참여단
매년 9월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와 국제 자살 예방협회가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공동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했다.
제주 지역의 자살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다. 특히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역 특성과 농·어업 종사자의 불안정한 경제 여건, 고립된 생활환경 등이 맞물리며 어르신 자살률이 높게 보고되고 있다. 또 청년층과 중장년층에서도 생계 문제, 정신적 부담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 지역사회 전체의 경각심이 절실하다.
제주도는 매년 9월 10일 전후를 '자살 예방주간'으로 지정해 상담, 교육, 캠페인 등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성과는 아직 부족하다. 자살문제를 줄이기 위해 제도와 정책뿐만 아니라 주민과 공동체 모두가 참여하는 지역 밀착형 대응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마을 단위의 촘촘한 상담망 구축과 이웃 돌봄 체계, 정신건강 복지센터와 의료기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공감이다. 자살은 막을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이다. 이웃의 작은 신호에도 귀 기울이고 따뜻한 경청과 배려, 사랑으로 서로를 보듬어 줄 때 비로소 생명존중 사회가 가능하다. 제주의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와 마을의 정이 살아난다면, 자살 없는 건강한 섬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9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주변을 돌아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새기길 바란다. 그 작은 관심과 실천이 누군가의 삶을 지켜내는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