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안 정화의 날 기념]
수중 해양 환경 정화 활동
5t 달하는 해양 쓰레기 수거
업무협약 등 정기 활동 약속
"제주 바당 살리젠 하믄 물질하는 우리 해녀들도 나서야주"
제주 동쪽에 있는 조천항에 서른 명 남짓 사람들이 모였다.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나선 현직 제주 해녀와 해경 그리고 자원봉사자였다.
8일 오후 2시께 제주시 조천읍 조천항 인근 해상에서는 제주해양경찰청 주관 민관 합동 수중 해안 정화 활동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제25회 국제 연안 정화의 날(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과 해녀의 날(9월 20일)을 기념해 제주도 해녀협회와 조천읍 어촌계 해녀, 김병만 제주해경 홍보대사 등 30여명이 참석해 청정 바다 보존을 위한 수중 정화 활동을 펼쳤다.
이날 조천항 앞바다에 모인 해녀들은 평소 물질에 나가는 물옷 차림을 하고 한 손에 테왁을 거머쥔 채 바다로 입수하기 시작했다.
수중 조끼와 장갑을 착용한 해경도 해녀의 뒤를 이어 하나둘 바다에 몸을 던졌다.
정화 활동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곳곳에서는 해녀들이 "아이고 삼춘 여기 좀 와 봅서! 그물 걸렴신게" "올려라 올려! 또 나왐쪄"라고 소리쳤다.
각자 바다에서 건진 쓰레기를 거머쥐고 물 위로 올라온 해녀들은 "휘이 휘이~!" 숨비소리와 함께 거친 숨을 몰아 내쉬었다.
이들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 없이 일심동체가 되어 정화 활동에 매진했다.
이날 해녀와 해경이 한 팀을 이룬 수중 정화 활동은 조천항 앞바다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조천항 방파제와 해안가에 쌓인 페트병, 스티로폼 등을 정리하고 다이빙 팀은 폐그물, 낚싯줄처럼 바닷속 깊이 가라앉은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날 활동에서는 5t에 달하는 양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앞서 제주해경과 제주도 해녀협회는 지난달 28일 안전하고 깨끗한 제주 바다 만들기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제주 해녀와 해경은 △해양환경 보전 활동 및 지원 △해양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협력 △해녀구조단 활동·지원 등을 약속했다.
지난 4월에도 제주 해녀와 해경이 수중에 있던 폐어구와 플라스틱 등 해양 쓰레기 약 300㎏을 수거한 바 있다.
제주해경은 해녀협회와 협력해 청정 제주 바다 보존을 위한 정기적인 수중 정화 활동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제주해경청 관계자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일삼는 제주해녀와 함께해서 더욱 뜻깊은 정화 활동이었다"며 "앞으로도 제주해녀와 협력해 깨끗하고 안전한 바다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영미 제주도 해녀협회장은 "해녀 작업과 동시에 주기적인 쓰레기 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경과 협력해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전예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