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주도 데이터 기반 전환
방문객 수 보다 소비액 중요
스타트업·크리에이터 경제 강조
기후 위기·에너지 대전환 준비

제주도의 핵심 산업인 농업과 관광이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전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생산량과 관광객 수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인식하고,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농업과 고부가가치 관광 콘텐츠 육성 등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주연구원은 9일 제주콘텐츠진흥원에서 ‘지속가능한 사회 전환을 위한 릴레이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농업 분야는 생산자가 주도하는 데이터 혁신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안경아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행정 주도의 임시방편적 시장 대응에서 벗어나, 생산자가 주도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통합 수급 관리 정책으로 전환하며 농가 소득이 실질적으로 증대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도민 질의응답에서 오영훈 지사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필환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의 기후 위기 대응 질문에 오 지사는 “망고, 블루베리 등 아열대 작물 조수입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며 “기존 작물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농업용 비닐하우스에 필름형 태양광 패널을 보급하는 등 에너지 대전환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김정애 한국여성농업인제주도연합회장이 물은 농업 데이터 플랫폼 ‘제주다(DA)’의 확대 계획에 대해서도 “현재 감귤, 당근 2개 품목에서 향후 7개 품목까지 확대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진적인 농정 데이터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질적 성장을 위한 이러한 흐름은 관광 분야에서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신학승 한양대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전체 방문객 수는 회복세를 보이지만, 1인당 소비액이 줄어드는 등 지역 경제 기여도는 미미하다”며 “관광객 수에 기반한 정책이 아닌, 관광 소비 가치에 기반한 질적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새로운 관광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문현아 벨아벨팜 대표가 반려동물 관광 등 신생 스타트업 지원책을 묻자, 오 지사는 “펫 산업도 제주의 특성에 맞는 크리에이터 경제의 한 영역”이라며 “크리에이터 타운을 육성하고 펀드를 조성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김선재 이더라운드 대표가 타지역과의 로컬 콘텐츠 경쟁 심화를 우려하자 “기존의 시설비 중심이었던 마을 만들기 사업을 콘텐츠와 프로그램 중심으로 전환해 ‘카름스테이’와 같은 성공 사례를 더욱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워케이션 등 장기 체류를 유도하고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확대해 관광객의 소비 지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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