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이 중국인의 밀입국 통로로 이용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시끄럽다. 중국인 6명이 소형 보트에 몸을 싣고 대담하게 제주 해상을 옆집 드나들듯 했음에도 주민 신고가 있기 전까진 까맣게 모른 사실이 드러나 감시당국의 대처가 아쉽다. 해경·해군이 해상 치안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비함정 등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번 일로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밀입국 중국인들은 지난 7일 오후 장쑤성 난퉁시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460여㎞ 항해 후 이튿날인 8일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녀탈의장 인근 해상을 통해 밀입국했다. 도착 당일 주민 신고를 받은 제주해경의 확인 결과 고무보트엔 낚싯대 2대와 구명조끼 6벌, 중국산 표기 빵 등이 확인됐고, 중국인 한 명이 붙잡히면서 총 6명의 밀입국 사실이 드러났다. 과거 불법체류 전력으로 추방돼 입국이 금지되자 고무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것이다.

제주해경이 관계 당국과 공조해 10일까지 3명을 붙잡았지만 허술한 해상경비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면이 바다인 제주 해상의 경비 구역이 워낙 넓어 제한된 장비·인력만으론 한계가 있지만 면죄부를 받긴 어렵다. 특히 해상을 이용한 마약 반입 등의 범죄는 물론 안보 구멍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한 감시 강화가 시급하다. 정부도 국내서 가장 넓은 감시 구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주해경의 인력·장비 확충에 손을 놓아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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