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훈 제주도 크루즈해양레저팀장

'그대가 그리운 건지, 그때가 그리운 건지.' 김하인이 펴낸 시집의 제목이다. 유튜브로 옛날 노래를 듣다 보면 댓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표현이기도 하다. 

"동네 꼬마 녀석들 / 추운 줄도 모르고 / 언덕 위에 모여서 / 할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신 / 연을 날리고 있네." 라이너스가 부른 '연'의 가사 중 일부다.

1979년에 발표된 '연'은 서정적인 노랫말과 귀에 감기는 멜로디로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는 곡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동네 친구들과 함께 연을 날리며 놀던 '그때'가 몹시 그리워진다.

그런데 요즘은 연을 날리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들판에서 연을 날리는 게 전통적이라면 바다에서 즐기는 카이트보딩은 연날리기의 현대적 변주다.

카이트보딩(kiteboarding)은 '연(kite)'과 '보딩(boarding)'을 합쳐 놓은 말이다. '연에 매달려 널빤지를 탄다'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카이트보딩을 즐기려면 안정적인 바람이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주변 경치까지 아름답다면 카이트보딩의 최적지가 된다.

제3회 제주국제슈퍼컵 카이트보딩대회가 구좌읍 종달리 해안에서 열리는 이유다. 이달 17일부터 닷새간 14개국 200여명의 선수가 실력을 겨룬다.

제주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해양관광 활성화와 국제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를 통한 글로벌 해양스포츠 메카를 꿈꾼다. 제주의 미래는 바다에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종달리 해안에서 '그때'를 회상하며 제주의 '미래'를 그려보자.
 

<제주도 크루즈해양레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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