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 조천119센터 소방관
푸른 바다와 한라산, 돌담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제주도는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 명소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섬 곳곳에 자리한 좁은 골목길과 복잡한 도로 환경은 소방차 등 긴급차량이 신속히 출동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현실을 만들고 있다.
제주는 전통적인 돌담과 협소한 도로가 많아 긴급 출동 환경이 특히 열악하다. 여기에 관광객과 렌터카 차량이 증가하면서 성수기 도로 혼잡이 심화돼 소방차 길 터주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소방차 길터주기는 단순한 교통 예절을 넘어, 우리 사회가 생명에 대해 갖는 책임과 존중의 표현이다. 생명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한 치의 지체도 누군가의 소중한 삶을 앗아갈 수 있기에, 소방차의 진입로 확보는 그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하다.
소방차가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모두가 길을 내주는 작은 배려는 공동체의 안전망이자 생명의 사슬을 잇는 고리다.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자, 이 섬의 미래를 지키는 약속과 같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길터주기'의 의미를 되새기고 행동해야 한다. 도로 위에서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질 때, 잠시 멈추고 양보하는 그 한 걸음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린다. 제주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그 책임감은 더욱 무겁고 소중하다.
더 나아가 관광객과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길터주기' 문화 확산은 제주 사회 전반에 안전 의식을 높이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다. 이 작은 실천이 모여, 제주를 더욱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조천119센터 소방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