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학교폭력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4월14일~5월13일 초등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4만7262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해 공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초·중·고등학생 비율이 최근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교육당국의 근절책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학교폭력이 해마다 늘고있다.  

학교폭력 장소도 학내·외를 가리지 않을 만큼 무차별적으로 이뤄져 위험수위를 지났다고 판단한다. 여기다 피해 초등생이 938명으로 중학생 388명, 고교생 151명보다 많은 '저연령화'도 뚜렷해 학교폭력 근절책에 빈틈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피해 유형 역시 언어·신체 폭력부터 집단 따돌림과 금품 갈취, 심지어 성폭력까지 지능화되는 것도 우려스럽다. 가해자 역시 학업 중단 등에 따른 개인적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중학생 학교폭력 건수가 고교생보다 많은 것은 상급 학교 진학시 불이익을 받지 않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향후 진로 설계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에 가정·학교는 물론 교육당국의 학교폭력 예방 시스템에 빈틈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 제주도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고교에서 학교폭력 감소 효과가 입증된 '학교안전경찰관'의 초·중학교 확대 배치 등 학교폭력 근절책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학생 차별·혐오·폭력을 근절시킬 인권 교육 강화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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