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촉구
극우친윤 보수단체 혐중 시위
"혐오로 소수자들 인격 피해"
"차별금지법 제정 근본 대책"

청년 보수단체인 자유대학은 지난 20일 제주시청 주변 어울림마당에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전예린 기자 
청년 보수단체인 자유대학은 지난 20일 제주시청 주변 어울림마당에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전예린 기자 

"중국인을 콕 집어 추방하라니…일종의 혐오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K-팝의 인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반중 단체들의 시위가 확산하며 지역 이미지 훼손과 경제 손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극우친윤 성향의 청년 보수단체인 자유대학은 지난 20일 제주시청 주변 어울림마당에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정부가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시행한 것에 반발하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집회 취지는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지만 더불어민주당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 발의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사법부는 여전히 겁박 당하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거짓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사법부를 지켜내지 못하게 되면 자유대한민국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 모인 참가자들은 20~40대로 청년층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미국의 극우 활동가 찰리 커크의 죽음을 추모하며 검은 옷을 입고 연신 "차이나 리 아웃"을 외쳤다. 차이나 리는 중국과 이재명을 합친 단어다.

또 이들은 'Chinese No-visa Entry=Security Threat(중국인 무비자 입국은 안전 위협)' "화교특혜 척결하자" "중국인 관광객 유치보다 자국민 안전이 먼저다" 등을 외쳤다.

이날 특정 외국인을 겨냥한 인신공격성의 발언으로 인해 일대를 통행하는 일부 행인들은 불편한 듯 인상을 쓰기도 했다.

도민 A씨(47)는 "우리가 중국에 갔는데 '한국인 나가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지 입장바꿔 생각해 보면 좋겠다"며 "이런 소리를 들으면 어떤 외국인이 제주에 관광을 오고 싶어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인근 상인 B씨(52)는 "하루종일 '중국인 중국인' 하는 바람에 외국 손님 보기 부끄러울 정도였다"며 "장사하는 상인들 입장은 생각하지 않은 이기적인 단체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제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혐오성 발언으로 인해 상인들의 피해도 있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를 입은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혐오가 활성화되면 관광객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주는 것을 넘어 한국에 사는 이주민 공동체, 나아가 민주주의 전반을 위협한다"고 했다.

이어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혐오와 차별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평화의 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제주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내포하고 있는 평화인권헌장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예린 기자 

청년 보수단체인 자유대학은 지난 20일 제주시청 주변 어울림마당에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전예린 기자 
청년 보수단체인 자유대학은 지난 20일 제주시청 주변 어울림마당에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전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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