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년들의 수도권 유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19~34세 제주 청년은 2013명으로, 최근 6년간 순유출 규모가 8500명을 넘는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수도권에서 제주로 오는 청년이 더 많았으나 2019년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인적 자원이 빠져나가면서 공동체의 활력이 약화될 우려가 크다.

수도권에서는 주거와 일자리, 교육·문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반면 제주 청년들이 체감하는 지역내 고용 기회와 정주 여건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관광 중심 산업의 한계를 넘는 양질의 일자리, 안정적 주거 공급, 청년 창업 지원 등 맞춤형 정책이 시급하다. 인구 유출은 통계적 위험을 넘어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신호다. 제주에 머물며 미래의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주지 못한다면 청년의 발걸음은 계속 육지부를 향할 수밖에 없다.

제주경제가 활황을 맞았던 2010년대처럼 제주가 청년에게 매력적인 생활 무대가 되려면 행정 뿐아니라 기업, 대학, 지역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일자리와 주거, 문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의 특성을 살린 산업 육성을 위해 과감한 규제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청년이 돌아오고 머무는 섬이 될 때 제주 사회는 활력을 되찾고, 미래세대가 이어갈 건강한 지역공동체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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