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말산업 존폐 위기 이대로 좋은가] 상
올해 97일·702경주 예정…2016년 대비 19% 감소
고령마 집중 신규마 입사 한계…70% 도축 불가피
반면 마사회 반박…"한라마 퇴출 자리 최대 활용"
사실상 최근 지속 증가 추세…"협의 등 지속키로"
제주도는 2014년 대한민국 제1호 말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제주는 경마, 승마, 마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말 연관 산업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 가운데 경마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며 제주의 경우 제주마 종 보존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도내 경마 산업이 점차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제주마 보존과 육성에 대한 정책 취지에도 역행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대한 기로에 놓인 셈이다. 이에 제주지역 말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진단해 본다.
제주지역은 코로나19 이후 경마 경주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는 제주마 생산 기반의 약화로 이어지며 제주마 생산 농가 불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23일 한국마사회와 제주마생산자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 경마 시행 규모는 97일·702경주가 예정됐다. 주당 14.3경주에 불과한 셈이다.
이마저도 서울(주당 21.3경주)과 부경(주당 14.6경주) 대비 가장 낮은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경주 수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연도별 제주 경마 시행 횟수를 살펴보면 2016년 840경주, 2017년 834경주, 2018년 813경주, 2019년 797경주 등에 육박한 이후 현재는 600~700경주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6년 대비 현재 19%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마주나 조교사, 생산자, 기수들의 가장 큰 목표로 하는 대상경주도 매년 15회가 진행됐지만 올해부터 8회로 축소되기도 했다.
게다가 제주마 경주의 경우 연령 제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고령마에 집중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신규마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며 잉여 자원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경주용 제주마의 육성 등을 위해 2016년 제주도와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 (사)제주마생산자협회 등이 체결한 합의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매년 경마장에 입사하는 제주마는 30%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는 도축되고 있다. 즉 10마리 중 3마리 정도만 살아남는 구조다.
이처럼 제주 신규마의 유통의 문턱이 좁아지며 제주마 생산 기반이 악화할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제주마 생산 농가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제주마 생산자는 "제주 경마에서 고령마가 중점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신규마 구입의 필요성이 없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제주마 생산 농가 상당수가 파산 위기에 놓여 있고 제주 말산업의 존폐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신규마 유입 확대를 위한 제주마 순환 촉진은 물론 경주용 제주마의 육성 등의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반면 한국마사회 제주본부 측은 제주 말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마 경주의 경우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마사회 제주본부 관계자는 "경주 수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와는 무관하고 단순 수치로 비교해서도 안 된다"며 "수치상 줄어들고는 있지만 제주마 경주의 경우 최대한 늘려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10년 전부터 한라마 경주가 점차 퇴출되기 시작했고 현재 제주마를 활용한 경주가 이뤄지다 보니 실제 제주마 경주는 100% 이상을 가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줄어든 수치는 전부 한라마 경주고 제주마 경주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마 생산자의 경우 경마 시행에 큰 축이다 보니 생산자협회 등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경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