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공무원 사칭해 도내 업체에 공문 발송
현직 교육감을 교육행정국장으로 명시...직인도 날조
제주대병원도 노쇼 사기 발생...기관, 경찰 신고·주의 당부만
소상공인들의 지갑을 노리는 공공기관 관계자를 사칭한 물품구매 사기 시도가 횡행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공공기관들도 경찰 신고와 주의 당부만 반복할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불경기 속 서민을 두 번 울리고 있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4일 도내 한 에어컨 청소 업체는 제주도교육청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밝힌 A씨의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교육청 내 에어컨 청소 견적과 함께 선납부를 요청하며 제주도교육청 명의로 작성된 85만원 규모의 에어컨 청소 구매확약서 형식의 공문을 보냈지만, 이는 위조된 가짜 공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에는 김광수 현 교육감을 교육행정국장으로 명시했으며, '제주교육청감'이라는 기관명과 함께 존재하지 않는 기관 직인이 날인됐다. 함께 보낸 명함 역시 위조 명함이었다.
해당 업체 대표는 "가뜩이나 힘든 시기에 서민들을 상대로 희망고문하는 격"이라며 "소규모 업장의 경우 사기 피해가 발생하면 타격이 더욱 크다. 이들이 잡히지 않는다면 사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제주대학교병원에서도 의료진을 사칭한 '예약부도(노쇼) 사기'가 발생해 경찰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대학교 병원은 최근 신원을 알 수 없는 B씨가 병원 의료진을 사칭한 명함 등을 이용해 물품을 대량 주문하거나 식당에 단체예약을 하는 등의 사기 행각을 벌인 정황을 포착했다.
제주대병원은 노쇼 사기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사기범죄 방지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기관 관계자들은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문서나 전화를 받을 경우 해당 기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계약 체결 전 납품을 요구하거나 제3의 업체를 통한 계약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